한국 증시가 하루에 크게 빠진 날, 국내 기사를 아무리 읽어도 원인이 안 나올 때가 있다. 기사에 나오는 건 대개 결과다. 얼마나 빠졌고, 외국인이 얼마를 팔았고, 어떤 업종이 약했는지.

원인의 상당 부분은 전날 밤 미국에 있다. 한국 시장은 미국이 닫힌 뒤에 열리므로, 아침에 보이는 갭은 이미 밤사이에 결정된 것이다.

그래서 지표를 나라별로 나눠 보는 대신 주제별로 짝지어 놓기로 했다. 한국 지표 하나마다 대응하는 미국 지표를 옆에 붙이는 방식이다.

이 글은 그 지도와, 매일 어떤 순서로 보는지, 그리고 한국 쪽에서만 봐야 하는 것들을 정리한 것이다. 시리즈 세 번째이자 마지막 편이고, 앞의 두 편은 데이터 수집반도체 하락 진단이었다.

왜 짝지어 봐야 하나

2026년 7월 28일 아시아 지수를 보면 이유가 바로 나온다.

지수1D1M
KOSPI-10.84%-28.39%
KOSDAQ-7.72%-17.09%
대만 가권-4.65%-6.66%
니케이 225-3.95%-10.09%
항셍+0.41%+11.64%
인도 니프티-0.01%+0.20%

한국이 가장 크게 빠졌다. 그런데 항셍과 인도는 멀쩡하다.

이건 “아시아가 빠졌다”가 아니라 “반도체 비중이 큰 시장이 빠졌다”는 뜻이다. 한국·대만·일본은 반도체 민감국이고 홍콩·인도는 아니다.

그리고 그날 미국 반도체 지수는 한 달 -17%였다. 한국 뉴스만 읽으면 절대 안 나오는 연결이다.

flowchart LR
    K["한국 지표만 본다"] --> K1["코스피가 빠졌다"]
    K1 --> K2["외국인이 팔았다"]
    K2 --> K3["왜 팔았는지는 안 나옴"]

    B["한국과 미국을 같이 본다"] --> B1["미국 반도체가 먼저 빠졌다"]
    B1 --> B2["반도체 비중이 큰 시장이 같이 빠졌다"]
    B2 --> B3["한국이 가장 크게 빠진 건<br/>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

    classDef bad fill:#fdeaea,stroke:#c0392b,color:#7b241c
    classDef ok fill:#eaf7ee,stroke:#2e7d4f,color:#1b4d31
    class K,K1,K2,K3 bad
    class B,B1,B2,B3 ok

여덟 축 지표 지도

한국 자산을 볼 때 미국 지표를 어디에 끼워 넣는지를 여덟 개 주제로 정리했다.

flowchart TB
    M["한국과 미국을 짝짓는 여덟 축"] --> A1["반도체 심리"]
    M --> A2["성장주 밸류에이션"]
    M --> A3["환율"]
    M --> A4["물가"]
    M --> A5["경기"]
    M --> A6["신용"]
    M --> A7["부동산과 가계"]
    M --> A8["기업 공시"]

    A1 --> B1["미국 반도체 지수와 대표주<br/>한국 반도체 대형주"]
    A2 --> B2["미국 장기금리와 실질금리<br/>코스닥과 성장주"]
    A3 --> B3["달러지수와 정책 기대<br/>원달러와 외국인 수급"]
    A4 --> B4["미국 물가지표와 유가<br/>한국 물가와 수입물가"]
    A5 --> B5["미국 제조업 고용 소비<br/>한국 수출입과 생산"]
    A6 --> B6["미국 신용 스프레드<br/>한국 회사채와 부동산 금융"]
    A7 --> B7["미국 주택과 금리<br/>한국 주택과 가계대출"]
    A8 --> B8["빅테크 실적과 투자계획<br/>국내 전자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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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assDef axis fill:#fff4e6,stroke:#b8791a,color:#6b4410
    classDef pair fill:#eaf7ee,stroke:#2e7d4f,color:#1b4d31
    class M head
    class A1,A2,A3,A4,A5,A6,A7,A8 axis
    class B1,B2,B3,B4,B5,B6,B7,B8 pair

표로 펼치면 이렇게 된다.

미국에서 볼 것한국에서 볼 것연결되는 논리
반도체 심리^SOX, NVDA, AMD, MU, TSM, ASML반도체 대형주, 코스피200, 반도체 수출한국 반도체 주가의 외부 원인 확인
밸류에이션10년물, 실질금리, 나스닥100코스닥, 플랫폼·성장주할인율 상승 시 성장주 압박
환율달러지수, 10년물, 정책 기대원달러, 외국인 수급원화 약세 시 수급·물가·금리 부담
물가CPI, PCE, 유가CPI, PPI, 수입물가물가 재상승 시 통화정책 부담
경기ISM, 고용, 소매판매, GDPNowGDP, GDI, 수출입, 생산미국 경기와 한국 수출 사이클
신용하이일드·투자등급 스프레드, 금융여건지수회사채 스프레드, 부동산 금융신용 스트레스 확산 여부
부동산·가계미국 주택·금리주택가격, 주담대, 가계대출금융안정 판단
공시빅테크 실적·투자계획전자공시, 대기업 투자실적과 투자 사이클

왼쪽에서 원인을 찾고 오른쪽에서 반응을 확인한다. 이게 이 표를 쓰는 방향이다.

매일 보는 열 단계

지도가 있어도 순서가 없으면 매번 헤맨다. 그래서 순서를 고정했다. 미국에서 시작해 한국으로 내려온다.

순서볼 것왜 이 자리인가
미국 반도체 지수, AI 대표주, 파운드리·장비한국 반도체 주가의 전날 밤 원인
나스닥100, S&P500, 변동성지수조정이 반도체 한정인지 전체인지
미국 10년물, 2년물, 실질금리밸류에이션과 환율에 동시에 영향
달러지수, 원달러, 엔달러아시아 통화 압력
WTI, 브렌트한국 물가·수입물가·정책 부담
코스피, 코스닥국내 시장의 반응
국내 반도체 대형주한국 시장의 중심축
대만·일본 반도체글로벌 체인 동조 여부
한국 수출입·반도체 수출주가가 실적 사이클과 맞는지
가계대출, 주택가격통화정책 압력 방향

이 순서에 담긴 판단이 두 개 있다.

첫째, 국내 지수(⑥)를 여섯 번째에 둔 게 핵심이다. 보통은 여기서 시작한다. 그런데 국내 지수는 결과다. 먼저 보면 그 숫자를 설명하려고 억지 서사를 만들게 된다. 원인 후보를 다섯 개 확인한 다음에 보면, 같은 숫자가 “①~⑤ 중 무엇으로 설명되는가”라는 질문이 된다.

둘째, ⑨와 ⑩은 매일 값이 바뀌지 않는다. 수출입은 월간이고 주택가격은 주간이다. 그런데 순서에 넣어 둔 이유는, 주가가 실적과 어긋나기 시작하는 지점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주가는 매일 움직이고 실적은 가끔 나오는데, 매일 주가만 보면 둘이 벌어지는 걸 못 본다.

수출입은 한 줄로 보면 안 된다

한국 지표 중에 가장 정보량이 많은데 가장 대충 읽히는 게 수출입이다. 보통 “수출 몇 % 증가” 한 줄로 소비된다.

분해해야 한다. 최소 네 방향이다.

flowchart TB
    E["수출 증가율 한 줄"] --> D1["시점 보정<br/>조업일수를 뺀 일평균"]
    E --> D2["가격과 물량 분해<br/>단가 상승인가 물량 증가인가"]
    E --> D3["품목 분해<br/>반도체인가 다른 품목인가"]
    E --> D4["국가 분해<br/>어느 수요처가 움직였나"]

    D1 --> R1["헤드라인과 체력이 다를 수 있음"]
    D2 --> R2["단가 상승은 이익률에<br/>물량 증가는 경기 회복에 가깝다"]
    D3 --> R3["반도체 수출은 대형주 실적과 직결"]
    D4 --> R4["미국 수요인지 중국 수요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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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assDef d fill:#fff4e6,stroke:#b8791a,color:#6b4410
    classDef r fill:#eaf7ee,stroke:#2e7d4f,color:#1b4d31
    class E head
    class D1,D2,D3,D4 d
    class R1,R2,R3,R4 r

봐야 할 항목을 펼치면 이렇다.

지표왜 중요한가어떻게 읽는가
전체 수출 증가율가장 큰 외부 수요 지표헤드라인. 여기서 멈추면 안 됨
일평균 수출조업일수 왜곡 제거헤드라인보다 실제 체력에 가까움
반도체 수출대형주 실적과 직결지수 영향이 가장 큰 품목
대미 수출미국 경기와 연결미국 소비·투자 강도
대중 수출중국 경기·중간재 수요중국 둔화 시 부담
수입 증가율내수·원자재·설비투자원유 때문인지 설비 때문인지 구분 필요
에너지 수입원유·가스·석탄 부담유가 상승 시 무역수지·물가 부담
무역수지수출입의 최종 결과적자 확대 시 환율·수급 부담
수출물량가격 효과 제외한 실제 물량물량 증가가 진짜 경기 회복
수출단가반도체 가격·제품 믹스단가 상승은 이익률에 긍정적
교역조건수출가격 대비 수입가격개선 시 체감소득에 긍정적

굵게 표시한 넷이 헤드라인에 안 나오는 것들이다. 그리고 읽는 사람의 판단을 가장 크게 바꾸는 것들이다.

수출액이 늘었는데 물량이 부진하면

가장 자주 나오는 함정이다. 수출액은 단가 × 물량이므로, 단가가 오르면 물량이 그대로여도 금액은 는다.

조합실제 뜻
수출액 증가 + 물량 증가수요가 늘었다
수출액 증가 + 물량 정체가격이 올랐다. 수요 확대와는 다른 이야기
수출액 정체 + 물량 증가가격이 내렸다. 점유는 늘었을 수 있음

반도체처럼 가격 변동이 큰 품목에서는 이 구분이 특히 중요하다. 가격 상승분은 이익률에 좋지만 사이클이 꺾이면 같은 속도로 사라진다. 물량 증가는 더 느리게 오고 더 느리게 사라진다.

GDP와 GDI가 벌어지는 이유

이 구조가 국민계정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지표2026년 2분기 (전년동기 대비)
GDP+3.7%
GDI+15.6%

GDP는 만든 양이고 GDI는 그걸로 살 수 있는 양이다. 둘이 이만큼 벌어지면 그 차이 자체가 정보다.

차이를 만드는 게 교역조건 — 수출가격 대비 수입가격이다. 수출품 값이 오르고 수입품 값이 안 오르면 같은 양을 만들어 팔아도 손에 쥐는 구매력이 커진다.

flowchart LR
    P["생산량은 그대로"] --> Q["교역조건 개선"]
    Q --> R["같은 양을 팔아도<br/>더 많이 살 수 있음"]
    R --> S["소득지표가 생산지표보다 강함"]

    W["원인이 안에 있지 않음"] -.-> Q
    W --> W1["밖이 바뀌면 같이 사라짐"]

    classDef n fill:#eef4ff,stroke:#2b5fa8,color:#123a6b
    classDef g fill:#eaf7ee,stroke:#2e7d4f,color:#1b4d31
    classDef w fill:#fff4e6,stroke:#b8791a,color:#6b4410
    class P,Q,R,S n
    class W,W1 w

여기서 중요한 건 원인의 위치다. 교역조건 개선은 국내 생산성이 좋아져서가 아니라 사고파는 값의 비율이 유리해져서 생긴다. 밖에서 온 것이므로 밖이 바뀌면 같이 사라진다. 실력으로 착각하면 안 되는 구간이다.

물가 쪽도 같이 놓고 봐야 한다.

지표2026년 2분기 (전년동기 대비)
PPI (생산자물가)+8.57%
CPI (소비자물가)+3.16%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훨씬 높다. 생산 단계의 비용 상승분이 아직 소비자가격에 다 전가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전가가 진행되면 소비자물가가 따라 오를 여지가 있고, 전가가 안 되면 기업 마진이 눌린다. 어느 쪽이든 다음 분기에 확인해야 할 항목이 된다.

조합별로 읽으면

수출·반도체 지수·환율·유가를 조합하면 같은 하락도 다르게 읽힌다.

조합읽는 법
수출 증가 + 반도체 수출 증가 + 미국 반도체 강세실적과 주가가 같은 방향. 상승 근거가 두껍다
수출 증가 + 미국 반도체 약세실적은 괜찮은데 밸류에이션이 조정 중
수출 둔화 + 미국 반도체 약세사이클 조정 가능성. 성격이 다르다
수출 증가 + 유가 급등매출은 좋지만 무역수지·물가에 부담
수출 둔화 + 원화 약세외국인 수급과 위험 프리미엄 확대

두 번째와 세 번째 줄의 차이가 이 표의 핵심이다. 주가는 똑같이 빠지는데 하나는 가격 문제고 하나는 실적 문제다.

가격 문제라면 시간이 해결할 여지가 있고, 실적 문제라면 시간이 더 나쁘게 만든다. 그런데 차트에서는 구분이 안 된다. 수출 데이터를 옆에 놓아야 갈린다.

한국에서만 봐야 하는 것들

미국에는 없거나 비중이 작은데 한국에서는 정책을 직접 움직이는 변수들이 있다.

구분지표왜 한국에서 더 중요한가
환율원달러원화 약세가 수입물가·외국인 수급에 동시에 작용
물가CPI, PPI, 수입물가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외부 가격이 바로 들어옴
수출전체·반도체·일평균수출 의존도가 높아 기업 실적과 GDP에 직결
수입원유·가스·석탄무역수지와 물가를 동시에 흔듦
무역수지월별 흑자·적자환율과 외국인 수급으로 이어짐
부동산주택가격, 거래량, 전세가율금융안정 판단의 핵심 변수
가계대출주담대, 신용대출통화정책에서 물가와 나란히 놓이는 축
가계신용전체 가계부채구조적 부담
공시전자공시대형주 이벤트가 지수에 바로 반영
금융정책대출규제, 신용평가 제도시장 접근성을 직접 바꿈

여기서 미국과 가장 크게 다른 게 부동산과 가계대출이다.

미국 통화정책 논의에서 주택은 물가 구성요소로 들어가지만, 한국에서는 금융안정이라는 별도 축으로 들어간다. 물가가 잡혀도 주택가격과 가계대출이 재가속하면 완화가 어려워지는 구조다.

flowchart TB
    C["통화정책 판단"] --> P1["물가 축"]
    C --> P2["금융안정 축"]

    P1 --> Q1["소비자물가"]
    P1 --> Q2["생산자물가와 전가"]
    P1 --> Q3["환율과 수입물가"]
    P1 --> Q4["유가"]

    P2 --> R1["주택가격과 거래량"]
    P2 --> R2["가계대출 증가세"]
    P2 --> R3["전체 가계부채"]

    N["두 축이 반대 방향을 가리키면<br/>완화가 늦어진다"] -.->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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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assDef axis fill:#fff4e6,stroke:#b8791a,color:#6b4410
    classDef item fill:#eaf7ee,stroke:#2e7d4f,color:#1b4d31
    class C head
    class P1,P2,N axis
    class Q1,Q2,Q3,Q4,R1,R2,R3 item

물가만 보고 금리 경로를 예상하다가 자꾸 틀렸던 이유가 이거였다. 축이 하나 더 있었다.

어떤 변수가 어느 방향으로 미나

두 축을 여덟 개 변수로 펼치면 방향이 명확해진다. 각 변수가 긴축 쪽으로 미는 조건을 적어 두면, 뉴스를 읽을 때 그게 어느 칸에 들어가는지가 바로 정해진다.

변수긴축 압력으로 작동하는 조건어느 축인가
환율원화 약세가 커져 수입물가 압력이 커질 때물가
유가유가 상승으로 물가 기대가 올라갈 때물가
소비자·생산자물가목표보다 높고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로 전가될 때물가
주택가격가격 상승과 거래 증가가 재가속될 때금융안정
가계대출주담대·신용대출 증가세가 강할 때금융안정
가계부채총량 기준 금융안정 리스크가 커질 때금융안정
GDP·GDI경기가 버티면 긴축을 감내할 여력이 생김여력
수출수출이 견조하면 긴축 부담을 견딜 여지가 커짐여력

마지막 두 줄이 성격이 다르다. 앞의 여섯은 “긴축해야 하는 이유”고, 뒤의 둘은 “긴축해도 버틸 수 있는가”다. 압력과 여력은 다른 질문이다.

이 구분이 실제로 쓰이는 자리가 있다. 물가가 높은데 경기가 나쁘면 긴축 압력은 있는데 여력이 없다. 이 조합에서 정책은 보통 동결로 간다 — 올릴 이유는 있지만 올릴 수 없는 상태다. 반대로 물가가 높고 경기도 버티면 인상 가능성이 실제로 열린다.

그래서 뉴스를 읽을 때 던지는 질문이 하나 늘었다. “이건 압력인가 여력인가.” 수출 호조 뉴스를 보고 “경기가 좋으니 주식에 좋겠네”로 끝내면 절반만 읽은 것이다. 같은 뉴스가 긴축 여력을 키우는 쪽으로도 작동한다.

수출입을 질문으로 바꾸면

지표 목록을 외우는 것보다 질문 목록을 갖는 게 실전에서 빠르다. 수출입 데이터를 열었을 때 던지는 질문을 여섯 개로 정리했다.

질문봐야 할 지표왜 그 지표인가
진짜 수출이 좋아졌나?일평균 수출, 수출물량조업일수와 가격 효과를 뺀 값
반도체가 좋아졌나?반도체 수출액, 수출단가대형주 실적과 직결
미국 수요가 좋은가?대미 수출미국 소비·투자와 연결
중국 수요가 좋은가?대중 수출중간재·소재 수요
수입 부담은 어떤가?원유·가스·석탄 수입유가 상승분이 여기로 들어옴
체감소득은 어떤가?교역조건, GDI수출가격 대비 수입가격

첫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 헤드라인 수출 증가율은 조업일수와 가격에 흔들리기 때문에, 일평균과 물량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좋아졌다”고 말할 근거가 약하다.

그리고 다섯 번째 질문이 자주 빠진다. 수출만 보고 좋다고 하는데, 같은 기간 에너지 수입이 더 크게 늘었으면 무역수지는 나빠진다. 무역수지가 나빠지면 환율에 압력이 가고,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통화정책이 묶인다. 수출 호조 뉴스가 몇 단계를 거쳐 금리 부담으로 돌아오는 경로가 여기 있다.

매일 또는 주간 리포트에 넣을 체크리스트

지금까지의 내용을 한 표로 압축하면 이렇게 된다. 실제로 리포트를 쓸 때 이 표를 그대로 채운다.

구분체크 항목이 줄이 답하는 질문
미국 반도체반도체 지수, AI 대표주, 파운드리·장비AI 반도체 조정인가
미국 성장주나스닥100, S&P500조정이 반도체 한정인가
위험선호변동성지수, 달러지수리스크오프인가
금리10년물, 2년물, 실질금리밸류에이션 부담인가
유가WTI, 브렌트물가·정책 부담인가
신용하이일드·투자등급 스프레드, 금융여건시스템 문제인가
미국 경기CPI, PCE, ISM, 고용, 소매판매정책 경로가 바뀌나
한국 시장코스피, 코스닥국내 반응 크기
한국 반도체반도체 대형주지수 영향의 중심축
한국 환율원달러외국인 수급·물가
한국 수출입전체 수출, 반도체 수출, 무역수지실적 사이클과 맞나
한국 물가CPI, PPI, 수입물가통화정책 압력
한국 부동산주택가격, 거래량, 가계대출금융안정 압력
공시전자공시 주요사항기업 이벤트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갱신 주기가 길어지고, 아래로 갈수록 되돌리기 어려운 변수다. 주가는 하루면 되돌아오지만 가계부채는 몇 년이 걸린다.

결론 문장을 미리 만들어 두면

체크리스트를 채우고 나면 문장으로 옮겨야 하는데, 여기서 매번 헤맸다. 그래서 조합별 문장 틀을 만들어 뒀다.

상황쓸 문장
미국 반도체 하락 + 수출 견조 + 변동성 안정”한국 반도체 조정은 실적 훼손보다 글로벌 밸류에이션 조정 성격이 강하다.”
미국 반도체 하락 + 반도체 수출 둔화”주가 조정이 실적 사이클 둔화로 연결될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유가 상승 + 환율 상승 + 가계대출 증가”물가와 금융안정 양쪽에서 완화보다 긴축 경계가 커질 수 있다.”
변동성 급등 + 달러 급등 + 신용 스프레드 확대”단순 업종 조정이 아니라 글로벌 위험회피로 번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문장 틀을 미리 만들어 둔 게 생각보다 효과가 컸다. 매번 새로 문장을 지으면 그날의 기분이 섞여 들어간다. 틀이 있으면 “오늘은 어느 줄인가”만 고르면 되고, 어느 줄도 아니면 그것 자체가 정보가 된다 — 아직 이름 붙일 수 없는 조합이라는 뜻이니까.

확인 주기를 나눠야 하는 이유

모든 지표를 매일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월간 지표를 매일 열어 보면 안 바뀐 숫자를 계속 보게 되고, 안 바뀌었다는 사실이 정보처럼 느껴진다.

주기미국한국
매일반도체 지수·대표주, 나스닥100, S&P500, 변동성, 10년물, 달러지수, 유가코스피, 코스닥, 반도체 대형주, 원달러, 국고채 금리
매주신규 실업수당, 원유재고, 주요 연준 발언주간 주택가격, 주간 대출 동향, 외국인 수급
매월CPI, PCE, ISM, 고용, 소매판매수출입 동향, CPI, PPI, 수입물가, 산업활동
분기GDP, 기업 실적, 투자계획GDP, GDI, 가계신용, 기업 실적
이벤트FOMC, AI 칩 대표기업 실적, 빅테크 실적금통위, 대출정책 발표, 대형 공시

주기를 나눠 두면 뭔가를 안 본 날에도 안 본 이유가 명확하다. 수출입을 오늘 안 본 건 게을러서가 아니라 월간이기 때문이다.

공시에서 볼 것

대형주는 뉴스보다 공시가 먼저다. 특히 지수 편입 비중이 큰 종목의 자본 관련 공시는 지수 전체에 영향을 준다.

공시 유형왜 보는가
실적발표이익 추세 확인
시설투자증설은 장기 수요·공급 신호
공급계약매출 가시성
유상증자희석과 자금조달. 성장투자면 다르게 읽힘
자사주 소각주주환원, 희석 부담 완화
주요사항보고서합병·분할·투자·자금조달
지분공시대주주·기관 수급 변화

여기서 오늘 실제로 나온 사례가 하나 있다. 대형 플랫폼 기업이 해외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으면서 동시에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

이 조합을 읽는 법은 오늘 다이제스트와 겹치는데, 짧게 적으면 이렇다. 신주 발행은 지분 희석이고, 자사주 소각은 그 반대 방향이다. 둘이 같은 날 나오면 어느 쪽 뉴스만 읽어도 결론이 반대로 나온다. 순증감을 직접 계산해야 한다.

그리고 방어책을 같이 붙였다는 사실 자체가 정보다 — 발행하는 쪽도 희석이 문제가 될 걸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공식 데이터 소스

마지막으로 실제로 데이터를 가져오는 곳을 정리해 둔다. 앞 편에서 미국 쪽은 FRED로 해결했고, 한국 쪽은 기관이 나뉘어 있다.

데이터출처무엇을 얻나
GDP, 물가, 금리, 수출입물가한국은행 ECOS국민계정, 교역조건, 수출단가·수입물가
상장사 공시·재무OpenDART실적, 주요사항보고서, 지분공시
수출입 통계TRASS관세청 기반 월별 수출입, 무역수지
국가·품목별 무역한국무역협회 K-Stat반도체·자동차 등 품목별, 국가별
주택가격·실거래한국부동산원 R-ONE주택가격지수, 실거래가격지수
월별 수출입 해석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월초 수출입 동향

ECOS와 OpenDART는 인증키가 필요하고, 나머지는 웹 조회가 가능하다. 이 연결이 아직 자동화 안 된 부분이라 다음 작업 목록에 올려 뒀다.

미국 쪽과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FRED는 한 기관이 시리즈 ID 하나로 다 내주는데, 한국은 국민계정은 한국은행, 공시는 금융감독원, 수출입은 관세청·무역협회, 주택은 부동산원으로 기관마다 흩어져 있다. 그래서 미국 지표는 스크립트 하나로 끝나고 한국 지표는 소스별로 따로 붙여야 한다.

이게 자동화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이 됐다. 하나로 묶여 있는 쪽을 먼저 자동화하고, 흩어져 있는 쪽은 수동으로 두되 주기를 정해 둔다. 수출입은 어차피 월간이라 매일 자동화할 이유가 없다.

시리즈를 마치며

세 편을 관통하는 구조가 하나 있었다.

다룬 것남은 질문
1편 수집데이터를 가져오는 파이프라인가져온 게 내가 생각한 그건가
2편 진단원인 범위를 좁히는 5단계어디까지 번졌나
3편 연결한국과 미국을 짝짓는 지도원인이 안에 있나 밖에 있나

세 편 모두 같은 실수를 막으려는 것이었다. 숫자 하나를 보고 결론으로 바로 가는 것.

1편에서는 그 숫자가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를 수 있다는 걸 봤고, 2편에서는 하나로는 원인이 안 나온다는 걸 봤고, 3편에서는 원인이 아예 다른 나라에 있을 수 있다는 걸 봤다.

가장 크게 남은 문장은 이거다.

국내 지수를 여섯 번째에 놓기로 한 것.

원래는 거기서 시작했다. 지금은 다섯 개를 먼저 보고 간다. 순서 하나 바꿨을 뿐인데, 같은 숫자가 설명해야 할 대상에서 설명된 결과로 바뀌었다. 데이터를 더 모아서가 아니라 보는 순서를 바꿔서 생긴 변화다.

이 글은 시장 데이터를 읽는 방법론과 데이터 소스 정리다. 특정 종목·상품에 대한 투자 권유나 자문이 아니며, 인용된 수치는 특정 시점의 값으로 이후 변동한다.


시리즈

  1. 값이 안 나오는 것보다 다른 값이 나오는 게 무섭다 — yfinance·FRED 시장 데이터 수집 파이프라인
  2. 반도체가 빠졌다는 건 관찰이고, 왜 빠졌나는 조합에서만 나온다
  3. 한국 지표만 보면 원인을 놓친다 (이 글)

데이터 소스